일상

추억의 과자 별뽀빠이

orange&cinnamon 2019. 11. 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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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과자 보다는 작은 포장과 독특한 모양 때문에 불량식품으로 오해하며 사 먹었던 뽀빠이 과자.
예전 과자들을 재해석한 콜라보 상품들이 유행이라고 하던데 마트에 갔다가 눈에 띄길래 한 봉지 사왔다. 정확한 이름은 별뽀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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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이 없던 시절  아이들이 라면 부스러기를 주워 먹던 걸 안타깝게 생각해서 삼양에서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 과자란다. 그 시절 인기 만화 캐릭터인 뽀빠이를 과자의 이름과 함께 포장에 모델로 넣었다.

"도와줘요 뽀빠이~!"라고 외치던 올리브 목소리가 귀에서 맴돈다. 연인인 올리브가 위험에 처하면 시금치를 먹고 힘이 세진 뽀빠이가  악당으로부터 올리브를 구하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이런 뽀빠이 덕분에 미국에서는 실제로 1930년대 시금치 소비량이 30%이상 증가했고 이에 감격한 텍사스주 시금치 농장주들이 모여서 뽀빠이 동상까지 세워줬다고 한다.

뽀빠이를 보니 생각나는 게 있다. '강철수염과 게으른 동네'다. 어린이들에게 좋은 음식과 운동을 권장하는 프로그램이다. 뽀빠이에게 시금치가 있었다면 강철수염(스포르타)에게는 에너지 사탕인 사과가 있다. 사과 이외에도 다른 채소나 과일를 먹으면 힘이 생기는데 나무에서 따 먹는 설정 때문인지 유독 사과를 많이 먹었던 걸로 기억한다.  에너지 사탕을  먹고 힘이 생긴 스포르타가 하는 일은 사람들을 도와주거나  게으른 동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주걱턱 로비에게서  동네를 지키고  활기찬 동네로 만들어 간다는 내용이다. 가끔 이렇게 어린이 프로그램이나 만화를 아이들처럼 빠져 보는데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 좋고 은근히 재밌기도 하다.

 


어릴 때는 라면과자 말고도 진짜 생라면을 과자처럼 즐겨 먹었다. 생라면을 봉지째 부수고 분말 스프만 넣은 다음 스프가 골고루 묻도록 열심히 흔들면 짭짤하고 바삭한 라면 과자가 완성됐다. 먹고 난 후에는 물을 엄청 마시는 후유증이 있었지만 중독되는 맛 때문에 엄마 몰래 즐겨 먹었던 간식 중에 하나였다. 왜 그렇게 먹지 말라고 했던 건 맛있던지 지금  먹어보면 별맛 없는 불량 식품도 그 때는 엄청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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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홈플러스 쇼핑몰>

1972년에 라면과자에서 뽀빠이로 변경된 후  포장지가 다양하게 바뀌었는데 요즘에는 올리브와 함께 롤러타는 뽀빠이, 팔 근육을 강조한 뽀빠이, 파이프를 물고 있는 뽀빠이 이렇게 3종류의 포장이 나오나보다.
내가 사온 건 파이프를 물고 있는 뽀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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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봉지에 72g 4봉지가 들어있는데 작은 포장에 양이 생각보다 많다.

오랜만에 먹어보니 예전보다 별사탕이 커진 것 같기도 하다.
별사탕과 함께 달달하게 먹는 것도 좋지만 과자만 먹어도 꽈배기 과자와 비슷한 맛이 나면서 고소하다.
예전 같으면 과자 2~3봉지는 거뜬하게 먹었을 텐데 한 봉지 먹는 것도 쉽지 않은 걸 보니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과자를 먹고 나니 얼큰하거나 시원한 국물이 땡기는데 여기에 라면까지 먹으면 탄수화물 과잉인데다 내일 아침에 땡땡하게 부을 것 같아 애써 참고 있다.  오늘 먹은 과자는 모두 살로 가겠지만 덕분에 추억 돋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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