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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산 귤이 맛이 없다.
단맛은 없고 너무 시다.
몸서리치며 몇 개 먹다가 포기했다.
남은 귤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 예전에 TV에서 귤을 구워 먹던 게 생각났다. 그 지역에서는 귤 철이 되면 구워 먹는데 감기 예방에 좋다고 했던 게 기억난다. 귤을 구우면 단맛은 강해지고 신맛이 줄어든다고 해서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귤을 굽기 전 깨끗이 씻었다.
씻은 귤을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180도에서 10분을 구웠다.
10분 후에 나온 귤은 수분이 날아가 쭈글쭈글해졌다.
뜨거운 귤을 조심스럽게 까보니 알맹이가 촉촉해지고 보들보들해졌다.
속껍질 말고는 입에 걸리는 거 없이 알맹이가 물이 되어 주스를 마시는 느낌이다. 귤을 구우면 껍질의 성분이 알맹이에 흡수된다던데 그래서 그런지 껍질에서 느낄 수 있는 쌉싸름한 맛도 난다.
원래 단맛이 없던 귤이라 구운 후에도 별 차이는 없지만 신맛은 확실히 줄었다.
날씨가 쌀쌀해져 자꾸 따뜻한 걸 찾게 되는데 구운귤도 괜찮다.
집안에 퍼지는 향도 좋다.
부드럽고 따뜻한 구운귤.
은근 중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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