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주머니를 10년 넘게 사용했더니 늘어나면서 두께도 점점 얇아지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물을 담으면 옆에 있는 물주머니 보다 아래로 조금 더 쳐지는 게 보였고 이제는 수명이 정말 다 됐구나 싶었다.
파쉬의 권장 사용 기간은 5년이지만 5년만 사용하고 버리기에는 너무 멀쩡했다.
매년 1년만 더 쓰자고 생각했던 게 벌써 10년이 넘었다.
겨울이면 매일 사용하다시피 했고 물주머니의 적정 온도인 60~80℃ 보다 높은 온도의 물을 사용했는데도 조금 늘어나기만 한 걸 보면 확실히 내구성이 좋다.
이제는 더 이상 사용하면 안 될 것 같은 물주머니를 보내고 새로 하나 장만했다.
버릴 때 뚜껑은 PP라서 분리배출했고 물주머니는 PVC라서 재활용이 안되므로 종량제봉투에 넣었다.
새로 장만한 물주머니도 역시 파쉬다.
흰색으로 살까 잠깐 고민했지만 때가 쉽게 타고 변색이 되면 너무 지저분해 보여서 진한색을 구입했다.
그레이에 다이아몬드 무늬를 골랐다.
뚜껑을 물주머니 색과 맞춰서 훨씬 세련돼 보이고 디자인도 바뀌어서 매끈해졌다.
새로 산 다이아몬드 무늬가 사용 중인 물결무늬보다 더 말랑말랑하다.
두께는 비슷한 것 같고 물주머니 무늬에 따라서 부드러움이 조금씩 다른 것 같다.
물주머니에 물은 2/3까지만 넣어야 하는데
그보다 조금 부족하게 채운다.
전기주전자의 최대 용량이 1리터라서 한 번만 데우면 되고 더 넣으면 무게감이 느껴져서 1리터가 가장 적당한 것 같다.
파쉬 물주머니는 따로 데운 물을 넣는 것 이외에 전자레인지나 냉동실 등에 넣으면 안 된다.
물주머니를 처음 사용할 때 플라스틱 특유의 냄새가 좀 나지만 몇 번 사용하다 보면 없어진다.
냄새 하니까 생각나는 게 있다.
몇 년 전에 천연고무로 만든 물주머니가 더 좋을 것 같아서 구입한 적이 있었다.
근데 웬걸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고무 냄새가 너무 심해서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유독 그 브랜드만 냄새가 심했던 건지 모르겠지만 그 냄새는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바꾸는 걸 포기하고 다시 파쉬로 돌아왔다.
물주머니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뚜껑을 열고 아랫부분에 있는 구멍에 고리를 끼워서 거꾸로 매달아 놓는다.
주입구 쪽에 있는 고리를 이용해서 걸어 두면 물기 제거가 안 돼서 말릴 때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까지 곰팡이가 생긴 적은 없다.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완전히 건조한 후 직사광선을 피해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서 보관해야 한다.
올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물주머니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물주머니가 있어서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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