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넛 오일로 음식을 해서 특유의 향과 맛이 나는 걸 싫어한다. 마치 과자와 음식을 함께 먹고 있는 것 같다. 어머니 모유 성분인 라우르산(중쇄 지방산)이 포함되어 있어 건강에 좋고 오일이라 음식에 넣으면 괜찮을 거란 생각에 샀지만 향과 맛 때문에 사용할 수가 없었다. 스푼으로 떠먹는 건 느끼해서 못 먹겠고 방탄 커피를 만들어 먹어봤지만 기름이 둥둥 뜨면서 커피와 코코넛 오일은 어울리지 않았다. 피부에 사용하는 건 따로 사용하는 화장품도 있고 별로 내키지 않아서 결국 이리저리 밀려다니다 버렸다. 다시는 코코넛 오일을 사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는데 홈쇼핑을 보면서 그 다짐은 무너졌다. 코코넛 오일이 무향이라는 말에 솔깃해서 또 주문을 해버렸다.
코코엘에서 나오는 100% 유기농 오일이다. 미국, 일본, 유럽, 한국 4개국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보통 코코넛 오일은 냉압착 방식으로 추출했다면 무향 코코넛 오일은 열압착 방식으로 추출한다고 한다.
오일의 향을 맡아보니 정말 아무 향도 안났다. 달궈진 팬에 오일을 넣고 음식을 할 때도 향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음식을 한입 베어 무는 순간 깨달았다. 무향이라고 했지만 무맛이라고는 안했다는 것을... 무향이면 당연히 아무 맛도 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게 실수였다. 보통 코코넛 오일만큼은 아니지만 약하게 코코넛 맛이 났다. 아마 남아있는 고소하고 달달한 맛이 나에게는 강하게 느껴진 것 같다. 코코넛 오일로 만든 음식은 해서 바로 먹지 않고 냉장 보관을 하게 되면 올리브 오일보다 더 굳어서 먹을 때 식감이나 맛이 좋지 않아 음식에는 더 사용하지 않게 된다.
그렇게 한 동안 코코넛 오일을 방치하다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걸 보고 다시 사용하고 있다. 팝콘을 튀길 때나 카레를 만들 때, 빵을 만들 때 등 버터 대신 사용한다. 베이킹을 할 때 조금만 차가워도(24도 이하) 몽글몽글 뭉쳐지는데 따로 녹여서 잘 섞는 것만 주의하면 맛은 괜찮다.
코코넛 오일의 특징인 향과 맛, 잘 굳는 성질 때문에 나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뤘던 전기포트 세척하기 (0) | 2018.12.22 |
---|---|
독일 파쉬(fashy) 물주머니 (0) | 2018.12.19 |
상봉 '최가네 우동' (0) | 2018.12.12 |
워터블럭을 알게 되다. (0) | 2018.12.08 |
부드럽게 잘 써지는 빅볼펜 세트 (0) | 2018.12.02 |